유가 6% 이상 급락… 트럼프 관세 발표·OPEC+ 증산 결정 겹쳐 3년 만에 최대 낙폭

국제 유가

OPEC+ 예상 밖 증산·트럼프의 수입 관세 발표에 유가 급락… 경기 침체 우려 확산

국제 유가가 3년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4월 3일(현지시간) OPEC+가 5월부터 하루 41만1,000배럴의 원유를 추가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광범위한 수입품에 대해 최소 10%의 관세를 도입한다고 밝히면서, 글로벌 수요 위축에 대한 우려가 급증한 것이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70.14달러에 마감되며 6.42%(4.81달러) 하락했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66.95달러로 6.64%(4.76달러) 급락했다. 이는 브렌트 기준으로는 2022년 8월 1일 이후 최대 낙폭이며, WTI 기준으로는 2022년 7월 11일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공급 증가와 경기 둔화 우려, 복합 악재

OPEC+는 이날 회의에서 기존 13만5,000배럴 증산 계획을 앞당겨, 5월부터 41만1,000배럴로 확대하겠다고 결정했다. 이에 대해 KPMG 미국 에너지 리더인 앤지 길디아(Angie Gildea)는 “경제와 석유 수요는 뗄 수 없는 관계다. 이번 증산과 함께 글로벌 경제 전망이 악화되면 유가 하방 압력은 더 거세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수입 석유, 가스 및 정제 제품은 제외”라고 명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수입품에 최소 1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혀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이 조치는 미국 경제의 성장을 억제하고 연료 수요를 둔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키웠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관세와 수요 둔화를 반영해 2025~2026년 유가 전망치를 배럴당 72달러로 3달러 하향 조정했다.

재고 증가까지 겹쳐 시장 심리 냉각

시장에서는 관세 정책이 국가 간 협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단기적으로 유가 변동성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PVM의 애널리스트 타마스 바르가(Tamas Varga)는 “보복 관세가 임박했다. 시장 반응을 보면 침체(recession)와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에 대한 공포가 급속히 커지고 있다”며 “관세는 결국 소비자와 기업이 부담하게 되므로 경기 회복에 큰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에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원유 재고는 예상과 정반대의 결과를 보였다. 지난주 미 원유 재고는 620만 배럴 증가했으며, 이는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210만 배럴 감소 전망과 크게 어긋났다. 국제 유가는 당분간 OPEC+의 공급 확대, 미국 내 재고 증가, 그리고 글로벌 교역 악화 우려로 인해 불확실성이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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