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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연 |
배터리·방산·철강 산업의 동시 수요 증가
전기차(EV)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흑연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과거에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여겨졌지만, 최근 예상되는 공급 부족과 세 개 산업군(배터리, 방위산업, 철강)의 동시 수요 증가로 인해 ‘완벽한 폭풍(perfect storm)’이 형성되고 있다. 캐나다의 흑연 탐사업체 E-Power Resources(CSE:EPR)의 CEO 제임스 크로스는 “흑연 시장에서 완벽한 폭풍이 형성되었으며 이제 막 시작됐다”고 언급했다.
2024년 천연 흑연 생산량은 약 130만 톤, 합성 흑연은 300만 톤에 달했으며, 이 중 80% 이상이 중국에서 공급됐다. 특히 배터리급 흑연 시장에서 중국은 95%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해 흑연의 글로벌 수요는 약 370만~380만 톤으로, 공급 부족이 현실화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한 개(50kWh)에는 약 100kg의 흑연이 사용되며, 이는 배터리에 사용되는 리튬, 망간, 코발트, 니켈을 모두 합한 양보다 많다. 크로스는 “흑연이 없으면 리튬이온 배터리도 존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중국 흑연 지배력 견제… 무역 분쟁 격화
미국은 자국 내 흑연 산업 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2025년 2월, 미국 흑연 업체들은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중국을 상대로 제소하여 승소했다. ITC는 중국이 인위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흑연을 미국에 수출해 자국 산업의 성장을 억제했다고 판결했다. ASX 상장사 노보닉스(ASX:NVX)를 포함한 ‘미국 활성 음극재 생산자 그룹(American Active Anode Material Producers)’은 2024년 12월, 미국 상무부와 ITC에 중국의 불공정 거래 관행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노보닉스의 임시 CEO 로버트 롱은 “중국의 보조금 정책은 공정 경쟁을 억제하며 미국의 에너지 및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ITC 판결 이후, 미국 상무부는 중국산 흑연 제품의 덤핑 여부를 조사하며 추가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한편, 노보닉스는 테네시주 채터누가에 있는 리버사이드 공장에서 2026년부터 연간 2만 톤의 합성 흑연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 공장은 북미 최초의 대규모 배터리용 합성 흑연 생산 시설이 될 전망이다.
흑연의 전략적 중요성 부각… 서방국가 공급망 구축 가속
미국은 국방물자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을 활용해 자국 내 흑연 생산을 지원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크로스는 “세계 최대 국방 예산을 지닌 미국이 정작 흑연을 자체 생산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며, 서방 국가들이 극단적인 조치를 취해서라도 공급을 확보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옥스퍼드 에너지연구소(Oxford Institute for Energy Studies)의 아메드 메흐디 연구원은 흑연이 ‘에너지 전환의 숨겨진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그는 “흑연은 배터리의 음극재로 필수적인 원료지만, 리튬·니켈·코발트 등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퀘벡에서 테테피스카(Tetepisca)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E-Power Resources는 미국 국방부의 지원을 받아 빠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약 1억 2천만 톤의 흑연 매장량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피크 애셋 매니지먼트(PEAK Asset Management)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 증가, 공급망 지역화, ESG 규제 강화 등의 요인으로 흑연 시장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메흐디 연구원은 2025년 말까지 배터리 산업의 흑연 수요가 철강 산업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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