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항만 장악하는 중국…주권 침해·안보 위협 논란 확산

CHEC

중국, 아프리카 78개 항만 운영·지분 참여…군사 기지화 우려도 커져

중국이 아프리카 항만 개발에 대대적으로 투자하면서, 자산 주권 침해와 안보 위협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국유 기업들이 아프리카 32개국 78개 항만에서 건설, 자금 조달, 운영 또는 지분 투자 등 전방위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이는 아프리카 전체 231개 상업항 중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로, 아시아보다도 높은 영향력을 보이고 있다.

‘아프리카전략연구센터’의 폴 난툴야(Paul Nantulya) 연구원은 2024년 3월 10일 발표한 <아프리카 내 중국 전략 항만 개발 지도화> 보고서에서, 특히 서아프리카 지역 항만 절반 가까이가 중국 기업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난툴야는 “중국 기업들은 종종 주계약자, 자금 제공자, 운영자, 지분 투자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며, 자회사를 통해 하청 계약도 자사 중심으로 구성한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나이지리아의 레키 심해항(Lekki Deep Sea Port)이 있다. 이 항만은 중국항만공정유한공사(CHEC)가 건설하고, 중국개발은행이 자금을 댔다. 이후 중국 기업이 해당 항만의 54% 지분을 확보하고 16년간 운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난툴야는 이를 “외국 기업이 항만 통제권을 가지면서, 항만 이용 우선권 및 접근 제한, 특정국 선박 우대 등 주권 침해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항만 투자가 군사 기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현실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2017년 지부티 도랄레(Doraleh) 항에 첫 해외 군사기지를 설치했다. 이 지역은 수에즈운하와 바브엘만데브 해협 사이, 세계 해상 물류의 핵심 요충지다. 유럽외교협의회의 미카엘 탄춤(Michaël Tanchum)은 “중국은 해적 대응 및 글로벌 무역 보호를 명분으로 군사 거점을 구축했다”고 지적하며, 이는 ‘아프리카 전역에 걸친 안보 존재 확대’의 일환이라 해석했다.

이외에도 나미비아의 월비스 베이(Walvis Bay), 탄자니아의 다르에스살람(Dar es Salaam), 세이셸, 케냐의 몸바사(Mombasa), 앙골라의 루안다(Luanda), 나이지리아의 레키 등이 향후 중국 군사기지화 가능성이 높은 항만으로 지목된다. 에콰토리얼기니는 상대적으로 적합성은 떨어지지만, 중국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국가 중 하나로 평가된다.

중국의 항만 영향력이 커지면서 아프리카 국가들은 무역 인프라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되었고, 이는 중국의 외교 정책에 대한 비판이나 반대 목소리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난툴야는 “앞으로 중국은 아프리카 항만 투자를 통해 상업적·경제적·군사적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려 할 것”이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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